김순기 시화집 《보이니? Entends-tu?》


  프랑스를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펼쳐온 김순기 작가의 시화집《보이니? Entends-tu?》(도서출판 오뉴월)가 오는 10월 출간된다. 시화집《보이니? Entends-tu?》는 그동안 꾸준히 작업해온 한글 시와 불어 시, 그리고 서예와 드로잉이 함께 엮여진 창작집으로 비디오, 사진 등 다양한 매체의 시각예술 분야를 넘어 철학과 문학의 영역으로 넓게 열려 있는 그의 작업은 장르의 경계를 두지 않는 ‘열린’ 사유에 기반한다. 작가는 멀티 미디어를 단순히 예술의 한 장르가 아닌 ‘존재와 생각, 그리고 보고, 듣기의 열린 방식’이라고 말한다. “보이니?”라는 제목으로 출간되는 이번 시화집 역시 그의 삶과 예술에 대한 사유의 흐름을 시와 드로잉에 담아 한 권의 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보이니?”라는 제목에서 시사하듯 이 책은 단순히 시각적인 영역을 넘어 정신의 영역, 즉 마음에 바탕을 둔 ‘보다’라는 그의 미학적 개념을 집약하고 있다. 노장사상, 불교사상과 함께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삶과 예술에 대한 사유를 심화해온 그의 작업은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병행해 온 글쓰기와 연결된다. 그에게 언어는 규정되고 닫힌 도구화된 언어가 아닌 상황과 맥락에 따라 늘 변화하는 열려진 삶의 형태이며, 이때에 ‘보다’라는 행위는 작가 자신이 부재한 무아(無我)의 상태에서 텅 비고 열려진 마음으로 삶과 호흡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시는 어떠한 목적성이나 규율성을 벗어난 열려진 언어로 일상적 삶과 자유롭게 유희하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 김순기의 서화(書畵)는 재현 내부에서 재현되지 않은 것, 재현될 수 없었던 것을 솟아나게 한다. (…) 김순기의 서화는 아주 오랜 숙성을 포함하고 있다. 그는 동양의 고전적 미학 원리 중의 하나인 정중동을 절묘하게 전용하여 예기치 않은 것의 발견, 억제되었던 것의 상큼한 출몰이라는 사건을 일으킨다. 나는 김순기 글-그림의 미학적 원리를 ‘서행(徐行)의 도약’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눈송이의 발걸음으로 달리는 멧돼지”의 이미지가 가리키는 것이 바로 그 천천히 가는 비약이다. (정과리, 문학평론가)”
  이번 시화집의 출판기념회가 2016년 10월 4일 오후 4시부터 스페이스 오뉴월의 프로젝트 공간인 오뉴월 이주헌 利宙軒에서 열린다. 초청 패널로 문학평론가 장-미셸 라바테(Jean-Michel Rabaté)와 연세대 국문과 교수이자 문학평론가인 정과리(정명교) 선생님을  모시고 작가 김순기의 작업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패널 소개

장-미셸 라바테
Jean-Michel Rabaté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영문학과 비교문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필라델피아 슬라우트 파운데이션의 큐레이터이자 공동 설립자이며 <현대 문학 저널>의 편집자를 맡고 있다. 2008년 부터 미국 예술과학 아카데미( American Academy of Arts and Sciences)의 펠로우를 역임하고 있으며 역 모더니즘, 심리학, 현대미술, 철학 그리고 사무엘 베케트와 에즈라 파운드, 제임스 조이스에 관련한  38권 의 저자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Lacan Literario》(2007), 《1913: The cradle of modernism》(2007), 《Chinese translation》(2013), 《The Ethic of the Lie》(2008), 《Etant donnés: 1) l’art, 2) le crime》(2010) 등이 새로 편찬되었으며, 2013년에는 《A Handbook of Modernism Studies》과 《French translation of Joyce’s Exiles》의 편집을 맡았다. 최근에는《Crimes of the Future(2014)The Cambridge Introduction to Literature and Psychoanalysis, The Pathos of Distance(2016); Think, Pig! Beckett at the limit of the human(2016) Les Guerres de Derrida(2016) 등을 출간하였다.

정과리
Jung Gwa-ri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자 『문학과사회』 편집동인으로 활동 중인 문학평론가 정과리(본명: 정명교)는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후 프랑스 문학 이론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한국문학 연구를 이어왔으며 80년대 한국의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문학의 사회적 기능을 역사적 시각에서 탐구한 『문학, 존재의 변증법』(1985), 인터넷, 영화, 이미지 등을 통하여 글쓰기와 책읽기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문명의 배꼽』(1998), 1990년대 젊은 시인들의 시 세계를 죽음을 통해 생의 방법론을 암시하려는 노력으로 파악한 『무덤 속의 마젤란』(1999) 등의 평론집 등을 간행했다. 1992년 소천비평문학상, 2000년 현대문학상 평론부문 등을 비롯해 여러 문학상의 평론부문에서 수상을 했고, 최근에는 등단 이후 약 20여년간 ‘존재의 변증법’이라는 주제로 연구해왔던 글들을 묶은 다섯번 째 평론집인 『뫼비우스의 분면을 떠도는 한국문학을 위한 안내서』(문학과 지성사)를 펴냈다.
http://onewwall.com/onw-publication-party-kimsoungui-anthology-entends-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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